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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건축학적 접근

한옥의 변조법

귀족코끼리 2021. 6. 22. 00:00

 


다른 사례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맞는 말이긴 하지만, 같은 규모의 집에서도 변조법을 다르게 할 수 있으니 무조건 이렇게 지어야 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는 결국 집의 규모에 비례해서 양곡이 어느 정도여야 한다는 지침 같은 것이다. 집의 양곡은 계획하기 나름이지 추녀 곡이 반드시 얼마여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그래도 집을 짓는 사람에게는 이런 원칙들이 곡을 조금 더 주고 덜 주고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만큼 아주 유용하다. 집의 규모가 매우 큰 경우에도 이 기준은 유효할까? 경복궁 근정전의 처마도리(외 목도리)와 중도리의 평면 길이는 4,652mm로 실측되어 있다. 그렇다면 추녀 곡은 대략 그 1/4인 1,163mm 정도로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 실측된 근정전 상층 추녀의 추녀 곡은 약 4자(약 1,220mm) 정도다. (신 응수, 『경복궁 근정전, 현암사, 2005, 20쪽, 경복궁에 사용된 영조 척은 1자가 305mm이므로, 4자는 약 1,220mm로 추정할 수 있다) 추녀 곡이 4자나 된다는 것은 목조건축에서는 엄 청 난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근정전이 그렇게 지어진 것으로 보았을 때, ‘추녀 곡은 처마도리와 중도리 평면 거리의 1/4 정도'라는 것은 상당히 신뢰도가 높은 말임이 틀림없다. 추녀 도를 그리는 일은 이처럼 가고 의 규모와 처마 깊이가 동시에 고려된 작업이다. 집의 전체적인 윤곽이 결정되는 합리적인 작업순서는 다음과 같다. 먼저 집의 규모에 따라 기둥 높이를 정하고, 포를 포함한 전체적인 집의 높이에 따라 처마 깊이(평연 내밀기)를 결정한다. 추녀의 내밀기를 고려하면서 안 허리 곡을 계획하고, 단면도 형태의 추녀 도를 그리면서 추녀 곡과 양곡을 결정한다. 추녀 도가 확정되면 집의 대체적인 윤곽은 대부분 정 해진다. 추녀의 폭과 춤 • 추녀 폭 추녀용 부재의 폭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추녀 폭이 너무 가늘면 구조적으로 문제가 생기고, 너무 굵으면 추녀가 둔해 보인다. 추녀가 둔해 보이면 집 전체가 둔해 보인다.. 날렵해 보인다.', '둔해 보인다' 하는 것은 부재의 절대적인 크기에서 비롯하는 것이 아니다. 부재에 대한 이런 느낌은 다른 부재와의 상대적인 크기에 따른 것이다. 추녀는 선자서까래와 함께 한눈에 들어오는 부재다. 따라서 추녀의 폭은 선자서까래의 굵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선 자서가 래는 갈모산방에서 각재의 형태로 서로 밀착되어 있으면서 마구리 쪽으로 점점 가늘게 뻗어 나온다. 그래서 '선자서까래의 굵기'라는 말도 아주 모호하다. 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은 선자서까래의 마구리 지름 정도다. 문 화재 실측 조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추녀의 폭은 선자서까래 마구리 지름 의 1.5배 정도를 사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선자서까래 마구리의 지름이 4치인 집에는 폭 6치 정도의 추녀가 사용된 사례가 대부분이다. 지름이 5치짜리 마구리를 가진 선자서까래가 쓰인 집에는 폭이 7치나 8치 정도의 추녀가 사용되었다. 추녀 폭은 '선자서까래 마구리 지름의 1.5배'라 는 원칙으로 도편수의 감각과 집의 규모에 따라 아주 조금씩 조정되는 정도다. 경복궁 근정전은 선자서까래 마구리 8치에 추녀 폭은 1자 1치를 썼다. 지금까지의 가설에 따르자면, 경복궁 근정전에는 추녀 폭이 1자 2치가 되어야 하지만 1치를 줄여 추녀를 좀 더 날렵하게 보이게끔 만들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 추녀 춤 추녀는 마구리와 처마도리, 뿌리 부분의 단면 크기가 각각 다르다. 추녀를 친목할 때는 적당히 흰 부재를 구해서 쓰면 좋지만, 산에 가서 목재를 직접 마름하지 않는 한 그렇게 간단한 일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독재· 직제 가릴 것 없이 추녀 곡이 나오는 목재'를 구하는 일이다. 설계사무소에서 작성한 '목재 수량산출서' 늘 보면 추녀에 대한 수량 산출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상당히 많다. 추녀 곡을 충분히 고려해서 '목재 수량산출서'를 작성하는 설계사무소도 있겠지만, 눈에 보이는 추녀 마구리의 크기로 추녀용 목재를 산출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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